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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건원장님과 병원이야기

[매일경제] 트렌스젠더도 피할 수 없는 남성탈모

 

 

 

[매일경제] 트렌스젠더도 피할 수 없는 남성 탈모

2009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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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모델 같은 몸매에 연예인 못지 않은 외모를 가진 여성이 모발이식센터에 온 적이 있었다. 그녀는 윤기 나는 긴 머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모발이식센터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그녀는 모발이식수술을 원했다. 머리카락이 가발이였던 것이다.

 

알고보니 미모이 여성은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여성이 되기 위해 성전환수술을 받은 트렌스젠더였다. 가발을 벗자 그녀의 이마는 M자로 벗겨져 있었다. 이마 양쪽 끝이 점점 파이는 형태로 탈모가 나타나는 'M자형 탈모'는 남성형 탈모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성형수술로 얼굴과 몸 이곳저곳을 선보아도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는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돈을 모아 성전환수술을 했다고 해도 남서형 탈모는 일단 진행되면 빠졌던 머리가 다시 자라지 않는다.

 

그녀는 비록 M자형 탈모를 갖고 있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과는 다른 디자인을 선택해야 했다. 그래서 헤어라인 위주로 모발이식수술을 시행했다. 헤어라인의 모델이 되는 상대는 이마가 예쁜 연예인들을 참고했다.

 

당시엔 여성에게 모발이식이 시술되는 사례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디자인과 더불어 헤어라인에 있는 머리카락은 솜털처럼 부드러운 머리카락으로 이뤄져야 자연스럽다. 때문에 한 모낭에 하나의 머리카락이 있는 것을 추출해 이식해야 한다.

 

수술은 잘 됐지만 여성 모발이식으로서 첫 환자였던 그녀의 반응이 시술자인 본인으로서 두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평생 가발을 쓰고 다녀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서 벗어난 그녀는 예쁜 헤어라인을 따라 자랄 머리카락을 기대하며 매우 기뻐했다.

 

당시와는 달리 이젠 모발이식수술 환자의 10명 중 2~3명은 여성 환자일 정도다. 그에 따라 헤어라인교정술도 계속 발전해 요즘에는 여성 헤어라인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모발이식센터가 생기고 있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센터도 그 중 하나다.

 

어쩌면 당시의 트렌스젠더 환자는 여성 헤어라인 교정 분야를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일지도 모른다. 비록 그녀의 소식을 들을 수 없지만 모발이식센터 환자의 무소식은 희소식이라는 공식이 있다.

 

요즘 헤어라인 이식을 원하는 여성은 주로 선천적으로 이마가 넒은 경우가 많다. 탈모는 아니지만 원하는 부위에 모발을 이식시켜 줌으로써 아름다운 얼굴형을 완성시켜주는 것이 여성 헤어라인 이식의 목적이다. 이마가 넓은 것이 콤플렉스인 여성이라면 헤어라인 모발이식이 콤플렉스 해결책 중 하나가 돼 줄 것이다.